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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용 | 수진 님이 이쁘게 생기셨잖아요. 그래서 많이 이쁘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이 크고 쑥쓰러움이 많으신 분 같았어요. 23살에 만났으니 나이도 많이 어렸지만, 남들보다 더 신중한 편이셨고요. 신중하단 것은 느리다는게 아니라 이런 저런 고려를 많이 하는 사람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저에게는 부족한 배려심도 참 많아서 놀랐던 것 같아요.

수진 | 의경인 시절에 만났다보니 지금 돌이켜보면 풋풋한 분위기에 솔직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주변에 저와 비슷한 성격의 친구들만 있다보니 초반에는 ‘정말 나와 다른 사람이다!’ 생각했었어요. 외향적이고 주도적으로 본인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수진 |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요. 준용 님은 일도, 관계도, 가정에도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지려고 노력해요. 책임 지려는 노력은 한편으로 사랑에 기반하는데, 그 덕분에 나와는 다른 사랑의 방식과 노력을 배우고 감사한 순간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아요.

준용 | 사랑이 많은 사람이에요. 수진 님은 사랑이 참 많은 사람이에요. 사람들도 동물들도 식물들도 모두 사랑해요. 저는 사실 식물에 대한 사랑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고요... 동물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았고 심지어 저 말고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었어요. 하지만 수진 님은 모든 대상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고요. 수진 님만의 언어들로 잘 나타나는 장점을 갖고 있어요.

준용 | 끊임없이 성장하고 나아지고 있고 그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존경스러워요. 사실 모든 사람들이 관성을 이기기가 가장 어렵잖아요. 늘 하던 패턴대로 사는게 편하거든요.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사실 외면하곤 해요. 수진 님도 당연히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쓰는 모습에 고맙고 미안하고 여러 감정이 들어요.

수진 | 요즘은 참 애쓴다, 안쓰럽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굉장히 부지런하고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 그게 또 본인이 한 말을 책임지기 위해서라 가끔은 부쳐보일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또 호흡을 가다듬고 조절해서 하나씩 해내는 걸 보면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또 경외감과 존경하는 마음이 들어요.

준용 | 저보다 용기있고 끈기 있는 면모가 있어요. 저는 원래 겁도 많고 끈기가 없는 편인데, 수진 님은 그렇지 않아요. 남들이 보면 제가 수진 님을 이끌 것 같아 보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요. 우리 가정에서는 수진 님이 주도 하에 이뤄지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저도 같이 살면서 알게 된 의외의 면이었고요. 시간이 갈수록 수진 님을 참 많이 의지하고 있습니다.

수진 |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애정이 많아요. 준용 님은 아니라고 하시지만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잘 됐으면, 평안했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아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에게는 기꺼이 기여하려는 태도를 가진 것이, 다소 냉철해 보이는 대외적 모습과는 다른 점이라 느껴요.

수진 | 상태를 신경쓰고 배려하려고 해요. 긴장하고 무언가에 신경쓰는 상태면 긴장을 풀어주려 한다던가, 무언가 챙길 여력이 없는 것 같다면 대신 챙겨준다던가. 소소한 부분들이지만 이런 노력이 모여서 순간들이되고 순간이 모여서 행복한 일상이 된다고 느낍니다.

준용 | 웃겨주려고 하죠. 수진 님은 제가 이상한 춤을 추거나 하찮아지는 순간들을 좋아해요. 수진 님이 어떤 것들에 행복해하고 기분이 좋아지는지 이제는 어느 정도 잘 알아서 그에 맞춰서 행동하려고 합니다.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예요. 홍시를 뒤에 태우고 자기 문도 열어주면 좋아하고요. 시원한 물을 떠다주거나 사소한 챙김만으로도 크게 행복해하는 편입니다.

수진 | 대화할 때 많이 느껴요. 서로 성격이나 성향이 거의 반대이다 보니, 어떤 주제나 안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접근이 달랐었어요. 관계가 깊어지고 나눈 대화들을 쌓아가면서 풀어가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결국 지향하는 바는 같거나 비슷하구나 느꼈어요. 큰 가치관은 닮아있는 것 같아요.

준용 | 매순간 느끼는 것 같아요. 외모도 실제로 좀 닮아가는 것 같고요. 아무래도 가치관이 같아지는 부분이 크죠. 같은 사건들을 겪으며 살아가다 보니 좋고 싫음, 멋짐과 후짐 등에 대한 견해가 같아지는 부분이 있어요. 제 생각에 어느 누구보다 지금 저는 수진 님과 가장 많이 동기화되어 있어요. 모든 사람은 꿈꾸는 바가 있을테지만, 수진 님과 제가 꿈꾸는 것들이 꽤나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음을 느낍니다.

준용 | 거의 대부분 저입니다. 10 중 9는 저이고요. 1 정도가 수진 님인 것 같아요. 아마 수진 님도 동의하실 거예요. 근데 거의 동시에 ‘이게 뭐라고...’라는 생각이 들고요. 웃참하다가 결국 화해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제가 좀 더 참을성이 없고 변덕이 심해서 먼저 화해하고 빨리 노는 모드로 전환하는 편입니다.

수진 | 싸움은 시간 문제인 것 같아요. 마음이 약간 더 누그러진 한 사람이 마음을 내보이면 또 나머지 한 사람 화가 풀려서 화해하는 것도 그렇고요. 또 다른 생각으로는 요즘은 정말로 싸울 시간이 없는데요. 잘 살기 위해서 싸우는 건데, 싸움이 길어지는 걸 알아채고 나면 얼른 끝내고 일상을 보내는 게 더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준용 님이 더 많이 화해 요청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PS. 더 많이 원인 제공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준용 | 아무래도 타인의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을 갖게된 것 같아요. 저는 남한테 관심도 없고 모두 저의 기준으로 생각했던 편이었어요. 제가 추우면 추운거고 더우면 더운거고 그랬죠. 근데 수진 님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면서 우리가 모두 같은 현상을 보고 있어도 다 같은 해석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래서인지 수진 님한테 배운 관점으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수진 | 매우 만족하신다니 다행입니다. (ㅋㅋ) 영상 인터뷰에서도 비슷하게 답변했던 것 같은데, 저는 더 많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기질 자체가 외적으로보다는 내적으로 모이다보니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요. 완벽한 준비보다 준비한 만큼 시작부터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우고 있어요.

준용 | 살다보면 힘들고 어렵고 지치는 날들이 끊임없이 찾아오잖아요. 그럴 때마다 수진 님은 늘 저의 편에서 큰 지지를 주려고 노력해요. 저에게 닥친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주는건 아니지만 옆에서 응원해주는 말 한마디로 위로를 받곤 합니다. 그리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되고요. 특정 순간이 있다기 보단 상황들이 있는 것 같고요. 제가 가장 약해진 상황에 수진 님이 힘을 보태줄 때 가장 고마운 것 같습니다.

수진 | 최근 1년 정도 어렵고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해결할 수 있도록 직접적, 간접적으로 도움을 많이 준 일들이 고마웠어요. 큰 일이 닥치면 무너지기 마련인데 경우의 수 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상황에 따라 해야하는 일을 함께 정리해줘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었어요. 어려운 일이 있어도 주머니 속에 넣고다니며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배웠던 시간들이었어요.

준용 | 어느 누구랑 놀아도 수진 님이랑 놀 때가 가장 재밌어요. 다른 친구들이랑 있어도 당연히 웃고 즐기지만, 재밌는건 수진 님이랑 놀 때인 것 같아요. 저는 태생적으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크게 드는 편인데요. 수진 님이랑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다 좋고 재밌고 행복해서 수진 님과 평생 재밌게 잘 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수진 | 관계가 깊어지면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큰 갈등이 있어도 마주 앉아서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인 것 같아요. 얼마 살진 않았지만 평생 동안 편견을 가지고 닫아뒀던 가능성을 열어보도록 해주는 유일한 사람이 준용 님이에요.

준용 | 우리는 꽤나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미션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단계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분명히 있습니다. 같이 바라보고 있는 목표가 있다는 것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도 참 재밌지만, 우리가 꿈꾸는 것을 어느 정도 이루었을 때의 삶이 궁금해요.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살고, 직장이 아닌 곳에서 소득을 얻고 우리 둘과 홍시가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이 생기는 미래들을 꿈꾸고 있고요. 그러한 미래가 가까이 왔을 때가 매우 기대되는 것 같아요.

수진 | 준용 님 답변이 너무 준용 님 같아서 조금 웃었습니다. 아직 무슨 일이 생길지, 또 무슨 일을 만들어 갈지 모르겠는데요. 순간순간 마다 최선의 선택들을 하면서 또 어떤 모양의 가족의 형태와 일상을 만들어갈지 기대됩니다.

준용 | 고맙습니다. 잘 해봅시다!

수진 | 앞으로도 오랫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가좍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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